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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서 계속 소리가 난다면 — 이명(Tinnitus), 박동성과 비박동성의 감별, 그리고 치료의 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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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까지 다 받았는데 "이상 없다"는 말만 들었다며 신경과로 넘어오시는 분들이 있다. 몇 달째 귀에서 "삐—" 소리나 "쏴—" 소리가 난다고 하신다. 조용한 밤에 유독 심해져서 잠을 설친다고도 하신다. 검사가 다 정상이었다는 말에 저는 오히려 한 가지를 더 여쭤본다. "그 소리, 맥박이랑 같이 뛰나요?" 이명은 병명이 아니라 증상이다 이명(tinnitus)은 외부에 소리원이 없는데도 소리를 지각하는 상태를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하나의 질환이 아니라 여러 원인이 만들어내는 공통 증상이라서, 진단의 첫 갈래는 늘 같다 — 이 소리가 맥박과 무관하게 계속 울리는 "비박동성"인지, 심장 박동에 맞춰 뛰는 "박동성"인지부터 가른다. 대부분은 비박동성이고 소음 노출·노화성 난청·특정 약물이 손상시킨 내이 유모세포와 관련이 깊다. 하지만 박동성이라면 접근이 완전히 달라진다. 맥박과 같이 뛰는 소리는 혈관이 원인일 수 있다 박동성 이명의 흔한 원인 중 하나가 특발성 두개내압 상승(idiopathic intracranial hypertension, IIH)이다. 젊고 비만한 여성에서 특히 잘 생기는데, 뇌 정맥동(가로정맥동)이 눌려 좁아지면서 그 좁아진 부위로 혈류가 지나갈 때 "쉬익" 하는 바람 소리 같은 이명이 생긴다. 두통이나 시야 흐림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도 동정맥루, 경정맥구 이상, 두경부 혈관의 동맥경화나 협착도 박동성 이명을 만든다. 원인이 혈관 쪽에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정맥동 협착에 스텐트를 넣거나 기저 질환을 교정해 실제로 소리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 비박동성 이명과 달리 '고칠 수 있는' 이명이 섞여 있다는 뜻이다. ⚠️ 다음이면 미루지 말고 병원으로 오세요 — 맥박과 같이 뛰는 소리(박동성)이면서 두통·시야 흐림이 동반될 때 · 한쪽 귀 소리가 갑자기 시작되며 그쪽 ...

물집은 다 아물었는데 그 자리가 계속 아프다면 — 대상포진후 신경통(PHN), 항바이러스제로 예방된다는 오해와 실제 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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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을 앓고 석 달쯤 지나 진료실에 오시는 분들이 있다. 발진은 흔적만 남았고 물집도 다 아물었는데 그 자리가 여전히 아프다고 하신다. 옷깃이 스치기만 해도 화끈거리고 바람만 닿아도 따갑다고. 피부과에서는 다 나았다고 했는데 왜 아프냐고 물으신다. 피부는 나았다. 아픈 곳이 피부가 아닐 뿐이다. 물집이 아문 뒤에도 아픈 이유 어린 시절 수두를 앓고 나면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몸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척수 옆 신경절에 숨어 조용히 지낸다. 나이가 들면서 이 바이러스를 눌러 두던 세포면역이 약해지면 바이러스가 다시 깨어나 신경을 타고 피부까지 내려온다. 발진이 몸 한쪽에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은 그 신경이 지배하는 피부 영역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신경 자체가 상한다는 점이다. 피부 병변이 아물어도 손상된 감각신경은 잘못된 신호를 계속 보낸다. 자극이 없는데도 통증이 생기고, 솜털이 스치는 정도의 약한 자극이 극심한 통증으로 느껴진다. 뒤엣것을 이질통(allodynia)이라 부르는데, 환자분들이 "옷을 못 입겠다"고 표현하시는 바로 그 증상이다. 언제부터 대상포진후 신경통인가 발진이 생긴 시점부터 90일, 그러니까 석 달이 지나도 통증이 남아 있으면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본다. 대상포진을 앓은 사람이 다 겪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위험 인자는 나이다. 50세 미만에서는 드물고 60세를 넘으면 확률이 뚜렷하게 올라간다. 급성기 통증이 유난히 심했던 경우, 발진이 넓고 심했던 경우, 발진이 돋기 전부터 그 부위가 아팠던 경우에도 더 잘 남는다. ⚠️ 이마나 눈 주위에 발진이 생겼거나 특히 콧등 끝에 물집이 잡혔다면 각막까지 침범할 수 있어 안과 진료가 급합니다. 귀 주변의 통증·물집과 함께 한쪽 얼굴이 마비되거나 어지럼·청력저하가 동반되면 람세이 헌트 증후군일 수 있으니 지체 없이 병원으로 오십시오. 흔한 오해: "항바이러스제를 빨리 먹으면 신경통은 안 생긴다" 발진이 시작된 뒤 72...

귀가 먹먹해지면서 몇 시간씩 세상이 도는 어지럼 — 메니에르병 진단 기준(2015 국제기준)과 저염식·베타히스틴의 실제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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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으로 진료실에 오신 분께 제가 가장 먼저 묻는 것은 "얼마나 오래 도느냐"입니다. 몇 초에서 1분이면 이석증 쪽이고, 며칠 내내 이어지면 전정신경염을 먼저 생각합니다. 그런데 "두세 시간쯤 심하게 돌다가 가라앉는데, 그때마다 한쪽 귀가 먹먹하고 웅웅거린다"는 대답이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어지럼과 귀 증상이 같은 발작 안에서 함께 오는 것 — 메니에르병을 의심하게 하는 조합입니다. 1. 지속 시간과 '귀 증상'이 갈림길입니다 메니에르병의 어지럼은 대개 20분에서 몇 시간, 길어도 하루를 넘지 않습니다. 자세를 바꿀 때만 몇 초 도는 이석증과 다르고, 한 번 시작해 며칠간 계속되는 전정신경염과도 다릅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귀입니다. 발작 때 한쪽 귀가 꽉 찬 느낌, 이명, 그리고 실제로 잘 안 들리는 변화가 함께 나타났다가 발작이 지나면 어느 정도 회복됩니다. 이 '변동성'이 핵심입니다. 2. 진단은 청력검사가 있어야 붙습니다 (2015년 국제 진단 기준) 바라니 학회와 미국 이비인후과학회가 합의한 기준은 이렇습니다. 확실한 메니에르병 은 ① 20분~12시간 지속되는 자발성 회전성 어지럼이 2회 이상 ② 발작 전·중·후 어느 시점에 시행한 순음청력검사에서 저·중주파수 감각신경성 난청이 그 귀에 기록됨 ③ 같은 귀의 변동하는 청력·이명·먹먹함 ④ 다른 전정질환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음, 이 넷을 모두 만족해야 합니다. 청력검사 기록이 없으면 추정(probable) 메니에르병 까지만 붙습니다. 여기서 자주 생기는 오해를 하나 짚습니다. "어지럼이 반복되니 메니에르병"이라는 진단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반복 어지럼의 가장 흔한 원인은 오히려 전정 편두통이고, 두 병은 겹치기도 합니다. 청력검사 없이 붙은 메니에르병 진단은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3. 저염식과 베타히스틴, 근거는 생각보다 약합니다 오래 권해 온 저염식·이뇨제·베타히스틴은 사실 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