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심하게 골다가 숨이 멎는다면 —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 진단 기준과 CPAP 치료,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
부인 손에 이끌려 진료실에 온 남자분이 있었습니다. 정작 본인은 "코를 좀 곤다뿐이지 멀쩡하다"고 했습니다. 이야기는 옆에서 나왔습니다. 밤새 코를 골다가 갑자기 조용해지고, 십 초 넘게 숨소리가 끊겼다가 컥 하며 다시 숨을 쉰다는 것이었습니다. 낮에는 회의 중에도 꾸벅꾸벅 존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조합을 그냥 넘기지 않습니다.
코골이와는 다른 병입니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은 잠든 동안 목 뒤쪽 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숨이 얕아지거나 완전히 멎는 상태입니다. 코골이는 흔하고 대개 무해하지만, 코골이 사이사이에 무호흡·저호흡이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진단은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로 확인하며, 시간당 무호흡·저호흡 횟수(AHI)를 기준으로 경증(5~15회)·중등도(15~30회)·중증(30회 이상)으로 나눕니다. 진료실에서는 목이 굵고 짧은 체형, 큰 편도, 비만, 후퇴된 턱 같은 특징을 함께 살핍니다.
낮졸림만 보면 놓칩니다
많은 분이 "낮에 안 졸리니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무호흡의 심각도와 낮졸림의 정도는 꼭 비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아침에 두통이 있거나, 야간뇨가 잦거나, 이유 없이 부정맥이 반복될 때 뒤늦게 무호흡증이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런 분들은 본인이 자각하는 졸림보다 검사 결과가 훨씬 심하게 나오는 경우가 흔합니다.
⚠️ 다음에 해당하면 방치하지 말고 수면다원검사를 받아 보세요 — 배우자가 숨 멎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 · 운전 중 졸아 위험했던 적이 있다 · 고혈압·부정맥이 약으로도 잘 안 잡힌다 · 아침마다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있다 · 체중이 늘면서 코골이가 심해졌다.
치료의 중심은 여전히 CPAP입니다
중등도 이상의 무호흡증에서 가장 근거가 확실한 치료는 양압기(CPAP)입니다. 잠자는 동안 공기를 일정 압력으로 불어넣어 기도가 저절로 열려 있게 하는 원리입니다. 처음 며칠은 마스크가 낯설어 불편해하는 분이 많지만, 압력과 마스크 종류를 맞추고 나면 아침 두통과 낮졸림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하는 분이 대부분입니다. 경증이면서 턱이 뒤로 처진 구조라면 구강 내 장치(하악전진장치)도 대안이 됩니다. 체중 감량, 옆으로 누워 자기, 저녁 음주 줄이기는 어떤 치료를 택하든 함께 가야 할 습관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쓰는 것입니다. CPAP은 며칠 쓴다고 낫는 약이 아니라, 매일 밤 써야 효과가 유지되는 기구입니다. 처음 적응이 힘들다고 서랍에 넣어 두지 마시고, 마스크가 안 맞으면 병원에 다시 오셔서 조정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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