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뇌진탕인데 두통이 몇 주째 안 낫는다면 — 외상후두통(Post-Traumatic Headache), ICHD-3 진단과 회복 가이드
진료실에 젊은 환자가 들어옵니다. 두 달 전 계단에서 넘어지며 뒤통수를 부딪혔다고 합니다. 그날 응급실 CT는 깨끗했고, 의식을 잃지도 않았습니다. "뇌진탕도 아니라던데, 왜 아직도 머리가 아플까요." 이런 질문을 저는 한 달에 몇 번씩 듣습니다.
외상후두통이란
ICHD-3(국제두통질환분류 3판)는 머리 부위 외상을 겪은 뒤 7일 이내에 시작된 두통을 '외상후두통(Headache Attributed to Traumatic Injury to the Head)'으로 분류합니다. 뇌진탕처럼 의식소실이 없는 경미한 손상에서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고, 오히려 손상 자체는 가벼웠는데 두통만 오래 남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발생 후 3개월을 기준으로 급성(5.1)과 지속성(5.2)으로 나뉘는데, 지속성으로 넘어가는 비율이 성인의 상당수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왜 이렇게 오래갈까
통증의 양상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원래 편두통 소인이 있던 사람은 편두통과 거의 같은 형태(박동성·구역·빛 예민)로 나타나고, 목 근육 긴장이 겹치면 긴장형두통 양상이 섞입니다. 여성, 기존 두통 병력, 손상 당시 심한 통증, 그리고 손상 후 불안·수면장애가 함께 있는 경우 지속 기간이 길어지는 경향이 여러 코호트 연구에서 확인됩니다. 뇌 영상이 정상이라는 사실이 통증이 '가짜'라는 뜻은 아닙니다. 구조적 손상 없이도 통증 신호 처리 경로 자체가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 손상 후 두통이 점점 심해지거나, 반복 구토·의식 변화·한쪽 팔다리 힘빠짐·발음 이상이 동반되면 지체하지 말고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뒤늦게 나타나는 경막하출혈 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치료와 회복 원칙
가장 흔한 실수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통증이 두려워 활동을 지나치게 줄이는 것, 다른 하나는 진통제를 매일 복용하다 약물과용두통까지 겹치는 것입니다. 최근 지침은 완전한 안정보다 증상이 악화되지 않는 선에서 가벼운 활동과 일상 복귀를 점진적으로 늘리도록 권합니다. 편두통 양상이 뚜렷하면 트립탄이나 편두통 예방약을, 목 긴장이 두드러지면 물리치료를 함께 고려합니다. 급성기 진통제는 주 2~3회를 넘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반동두통을 막는 데 중요합니다.
※ 이 글은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별 진단·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있으면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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